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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늦은 일기장... 어느 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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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노경균 작성일 2009-06-25 02:01 조회 2,202회 댓글 2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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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늦은 일기장... 어느 페이지

6월 21일-6월 22일,  날씨 : 더할나위 없이 맑음


'경원아... 나 빨리 무무 가고 싶어. 너무 힘들고 지치네. 과제도 많고, 애들한테도 치이고...'

매일 저녁 통화로 그녀에게 했던 말들.


시험이라는 이유로 오랫동안 만나지 못했던 우리에겐

둘만의 공간.
둘만의 시간.
더 많은 대화.

가 필요했다.

그래서 찾게된 '게스트 하우스 무무'

전날 비가 와서 걱정했던 우리의 염려와 다르게 너무나 맑고 푸릇푸릇한 풍경과 조용... 했던 첫인상.

그리고 Check in. 파우더 블루. 독특한 실내 인테리어와 탁 트인 천장은 우리에게 더할 나위 없는 공간을 마련해 주었고

저녁에 사다리로 올라간 2층의 조그만 공간은 우리가 더 많은 대화를 나누게 도와주었다.

(2층에 있던 '다소곳한 토끼'는 아직도 잊혀지지 않은 하나의 소품)

독특했던 방과 실내 소품들. 하지만 무엇보다 우릴 편하게 해준건 ... 역시 사람들 이었다.

고기 굽는 숯과 그릴을 준비해주고, 여분의 수건과 맛있는 아침 식사를 준비해준 리자(?!) 아저씨.

(뭔가 너무 말을 많이 건내고 싶었는데 매 순간마다 너무 쑥쓰러워서 건네지 못하고 돌아와 버려서 너무나 아쉬웠던.)

돌아가는 길과 교통편. 그리고 퇴실때 따뜻한 홍차를 준비해 주시던 실장(?!) 님 이시던가요. (너무 감사드려요.)

역시 사람이 사람을 가장 힘들게 한다고 하지만 가장 편하게 만들어 주는것도 사람이라는 것을 마음 깊이 느낄 수 있는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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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찍으며 서로 웃고 떠들던 순간들.

고기 구워먹으면서 항상 나에게 먼저 내밀던 손.

2층에서 나란히 누워 나눴던 많은 이야기들.

테이블 아래 기대어 TV보며 배꼽잡고 웃던 시간들.

야외에서 탁 트인 푸른 하늘을 보며 함께 숨쉬던 순간들.


내가. 어쩌면 그녀도. 우리 둘에게 너무나 필요했던 모든 것들을 하나도 빼지않고 모두 전해주었던 '무무'

하루만 더. 하루만 더..

매일 아침 해가 뜨고 떠나야 할 때가 되면 찾아 오는 아쉬움은 여전했지만.

여느 여행보다도 더 많은 것을 가지고 갈 수 있어서 마음이 풍족했던 곳.


고마워요. 또 올께요 우리. 꼭.

그땐 우리도 우리가 받은 것만큼은 아니지만 작은 무엇이라도 이 곳에 주었으면 해요.



고마워요. 무무.

안녕.

(예쁜 무무의 사진들을 카메라에 모두 담지 못했어요. 폴라로이드와 휴대폰에 담긴 추억들을 모아 사진을 꾸몄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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