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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남궁훈호 작성일 2009-04-05 23:24 조회 1,674회 댓글 1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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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10일 올린 글의 2탄입니다.

2월 여행후기에 선정된 선물로 무무에서 1박을 다시 하게 된 기쁨을 누렸습니다.
그래서 3월의 좋은 나날 중 30일을 간택하여 '카키' 에서 묵은 F2의 스토리입니다.
사실 말이 간택이고, 어머님 건강이 그간 편치 않으셔서 가장 날이 많이 풀릴 3월 말로 정하게 된 것입니다.
2월의 행사를 주관하신 시누이와 그날의 주인공이신 어머님, 두 분이 홀가분히 다녀오셨습니다.
제가 같이 하지 못하여 어머님께 전해들은 얘기로 올립니다.(사진도 찍지 않으셔서 못 올립니다.)

어머님은 "이번에는 방 색깔이 다른 색이었다." 로 말씀을 시작하셨습니다.
"자그마한 방의 바닥이 타일인데 아주 뜨끈뜨끈해서 좋더구나. 누비 침대보도 좋고.
그런데 저녁 6:30에 김연아 갈라쇼를 한다고 해서 보려고 했는데 6시까지 멀쩡히 나오던 TV가 갑자기 또 안 나와 못 봤잖니."

이 대목에서 저희 식구는 한 차례 데구르르 굴러야 했습니다.
"또요?, 깔깔깔...."
이번에는 어머님이 고치실 수가 없는 고장이었나 봅니다.
그런데 다음날 아침에 켜자 또 저절로 나오더랍니다.
지금 생각하니 아무래도 TV의 잘못이 아니라 저희 식구들의 문제가 아닌가 싶습니다.
저희 몸에 수맥이 흐른다거나, 눈에서 나오는 웨이브땀시 TV가 견디기 힘들었다던가...
저희는 웃고 있는데 어머님은 여전히 김연아 갈라쇼에 미련이 남으셔서 "봤니?" 하셨습니다.
하는 줄도 몰랐던 저희에게 '젊은 왕언니, 김연아 폐인'께서는 다시 "재방송 안 하나?" 하셨습니다.

도와주시는 분께서 지난 번 묵은 방이 비어 있다시며 늦은 밤 그 방의 TV를 볼 수 있게 해 주셨답니다.
이번엔 '에덴의 동쪽'도 '떼루아'도 다 종영이 된 후라
당연히 아가씨의 프로그램 '꽃보다 남자' (우리 어머니식 표현으로는 '꽃보다 미남' )를 보셨답니다.

"뜨듯하게 포옥 잤다" 하시는 어머님 말씀이 무슨 소리인 줄은 묵어본 사람만이 압니다.
자고난 아침이 개운한 것이 두고두고 생각납니다.

그리고, 아침에 기침(起寢)하시니 무슨 묘한 빛이 방에 빙빙 돌아다니더랍니다.
뭔고~ 살펴 보니 무슨 거울이 반사되는 것같기도 하여 둘레둘레 돌아보시다가
창 밖 나무가지에 걸린 유리구슬이, 아침햇살을 받아 내뿜는 빛 닿은 것이란 것을 아셨답니다.
참 신기한 interior이자 exterior라고 감탄하셨습니다.

이 방도 역시 옆으로 긴 창이 있어서 좋다고 하셨습니다.

날이 따뜻해져서 벽난로는 이제 때지 않더라고 하셨습니다.

아침을 잡수시고 나서 꼼짝 않으시던 지난 번과는 달리, 뒷동산도 거니시고 아가씨랑 봄쑥도 캐어 보셨답니다.
둘이 캔 것을 합해도 한 주먹밖에 안 되었지만 아가씨께 애탕국 끓여 먹으라고 주셨답니다.

봄 나들이를 잘 즐기고 오신가 봅니다.

두 번밖에 다녀오지 않았지만 괜히 강화에 세컨드하우스를 가진 기분이 듭니다.
늘 애들이 시골에 집이 있었으면 하여서 요원하지만 이런저런 꿈을 갖고 있었는데
어느 새 그리고 금새 '무무'가 해주시는 기분이 듭니다.
6월말 애들이 오면 '제 2의 집' 무무에 묵어야 하겠습니다.
근디... 문제가 저희가 3대에다가 애만  3명... 대식구라 그린도 정원을 차고도 넘기니......

좋은 인연에 다시 한 번 고마움의 말씀을 전합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겉모습만으로 무무를 좋아하시는 분들보다
묵어보시고 하나하나 깊이 배려한 무무를 느끼고 감동하는 분들을 내내 만나시길 기도합니다.
따뜻하고 깊은 살피심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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